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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서면

서면 상권 뒤로 시민공원과 옛 하야리아 부대 터가 남은 부산의 중심.

부산진·서면
Vichycombo,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오후 서면역 밖의 신호음이 귀를 채울 때, 내가 부산시민공원 쪽으로 걸으면 부산진·서면은 상권의 속도를 조금씩 벗기기 시작한다. 횡단보도 앞에서는 버스 브레이크 소리와 쇼핑백 스치는 소리가 겹치지만,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발밑의 포장은 넓어지고 바람은 나무 사이에서 낮게 돌아 나온다. 옛 하야리아 부대 터였다는 시간은 큰 구호보다 갑자기 열린 녹지의 폭으로 먼저 느껴진다. 건물 사이에서 막히던 시야가 풀리면, 어깨에 남아 있던 도심의 긴장이 천천히 낮아진다. 도심의 소음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지만, 잎사귀에 걸려 부드럽게 찢어진다.

부산시민공원 안을 더 걸으면 서면의 간판 불빛은 나무줄기 너머로 물러나고, 아이들 뛰는 소리와 자전거 바퀴 소리가 공간을 다시 채운다. 내가 잔디와 길이 만나는 곳에 잠시 서면, 군사 부지의 기억과 도심 재편의 현재가 한 평면 위에 조용히 포개져 보인다. 공원은 화려한 결론을 내놓기보다 빈 땅이 어떻게 시민의 산책로로 바뀌는지 발밑의 폭으로 말한다. 햇빛이 잔디 위에 눕는 시간에는 서면의 빠른 표정도 잠시 뒤로 물러난다. 그 짧은 틈이 이곳의 힘이다. 부산진은 환승하고 지나가는 중심이 아니라, 도시가 자기 한복판에 남겨 둔 빈자리를 공원으로 바꿔 숨을 고르는 장면 때문에 천천히 읽힌다.

01 / SPOTS

관광 명소

도시의 공간을 번호 순으로 따라가며 발견하는 동선.

01 / 01자연
부산시민공원

옛 하야리아 부대 터를 공원으로 바꾼 부산진의 큰 녹지다. 서면 상권 뒤편에 군사 부지와 도시재생의 시간이 남아 있다.

가는 길
부전역·서면역에서 버스 또는 도보 연계.
공원이 넓어 한 바퀴보다 역사관과 주요 정원만 먼저 잡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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