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봉 아래 울릉도에서 보기 드문 평지 분지다. 바다 절벽 이미지가 강한 섬 안쪽에 갑자기 열리는 농경 지형이라 울릉의 화산 지형을 몸으로 이해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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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화산섬 분지와 해안 산책로가 육지와 전혀 다른 동선을 만드는 섬.

울릉은 배를 타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내가 쓰던 여행의 속도를 빼앗는다. 항구에 닿기 전부터 파도와 결항 가능성이 일정을 쥐고, 도동과 저동의 좁은 길은 육지 도시처럼 곧게 풀리지 않는다. 절벽 아래 붙은 마을과 항구를 지나면 울릉에서는 풍경이 배경이 아니라 하루의 허락과 금지를 정하는 힘이라는 사실이 먼저 다가온다.
나리분지에 들어서면 섬의 안쪽이 뜻밖에 넓게 열린다. 성인봉 아래 평지와 밭, 산나물의 냄새는 울릉이 검은 해안 절벽만으로 이루어진 섬이 아니라 화산 지형 안에 생활을 접어 넣은 곳임을 보여 준다. 행남해안산책로를 걸으면 파도와 낙석 통제까지 동선의 일부가 되고, 독도전망대에 오르면 맑은 날의 조망보다 동쪽으로 더 나아가려는 섬의 감각이 남는다. 명이 같은 산나물도 그 고립과 고지대 생활의 맛으로 기억된다.
울릉에서는 실패한 일정도 쉽게 버려지지 않는다. 길이 막히면 항구 주변을 더 걷고, 전망이 흐리면 분지의 밭과 마을을 더 들여다보게 된다. 내가 섬을 떠나는 배를 기다릴 때 남는 것은 몇 곳을 봤는지가 아니라 바람과 지형이 여행자를 계속 조정하던 감각이다. 그 불편함까지 받아들일 때 울릉은 육지에서 가져온 계획을 내려놓게 하는 섬으로 완성된다.
02 / SPECIALTIES
지역 산물
시장, 계절, 공예, 식재료처럼 도시의 생활감으로 이어지는 지역 고유의 산물을 정리합니다.
명이
울릉 산나물로 섬 식탁의 정체성이 강하다. 반찬보다 섬 고지대 생활의 흔적이다.
구매처 · 울릉 저동·도동 특산물 매장